15일 현직 고법 부장판사가 판결에 불만을 품은 소송 당사자로부터 피습을 당한 사건이 알려지자 법원과 검찰은 경악을 감추지 못하며 충격에 휩싸였다. 법원행정처는 장윤기 처장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사태 수습 및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철저히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법원은 비상이 걸렸다.
한 대법관은 피습사건을 전해듣고 “
정신 이상자의 테러행위”라고 규정하며 “사법부의 권위가 무너진 결과 아니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부장판사를 위문하고 왔다는 한 판사는 “박부장판사가 심리적 충격이 매우 큰 것 같았다”면서 “
사고 직후에는 배석한테 전화하고 정신을 똑바로 차렸는데, 병원에 온 뒤부터는 거의 얼이 나가신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패소 당사자의 습격이 일선 판사들의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판사는 “패소 당사자가 판결 직후 재판부를 피습한 것은 처음 아닌가 싶다”며 “정신이상자한테 당했다면 해프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패소 당사자가 나를 습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법원 일각에선 최근 법·검 갈등을 야기한 검찰측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한 판사는 “검찰이 재판과 판결에 대해 이성적으로 비판해야 하는데, 감정적으로 나오니까 사법부 신뢰라는 게 좋아질 수가 없다.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박부장판사 피습 보고를 들은 직후 박부장판사가 응급치료를 받은 서울 강남 서울의료원을 방문했다. 이대법원장은 그러나 취재진이 몰려 있자 병실 대신 상황실을 찾아가 환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들은 뒤 돌아갔다고 대법원 관계자는 전했다.
검찰도 피습을 당한 박부장판사의 쾌유를 빌며 피습행위를 철저히 규명, 엄중히 다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선우영 서울 동부지검장에게 전화를 걸어 “검사장이 수사본부장이 돼 범행 동기와 사건발생 경위 등 사건 전말에 대해 철저히 수사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강찬우 대검 공보관은 “정총장이 법관의 재판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초유의 사태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중견검사는 “이번 일은 사법부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고 법질서를 부정하는 행위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사법부는 국민 권리의 최후의 보루인데 사법부를 믿지 않으면 누구를 믿느냐”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검찰도 신변 보호를 위한 특별한 대비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언제라도 당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검찰청의 중견 검사는 “사법부의 권위가 존중돼야 하는 상황에서 굉장히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사법부의 권위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풍토가 조성되기 전에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영경·송윤경기자〉
국민들의 법감정을 무시하고 법조계는 사법권에 대한 도전으로 만 보고 있다. 얼마나 국민의 법조계에 대한 불신이 큰지를 언론이 잘 알려야 한다.
그간의 잘못된 법조계의 행태는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