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재판이 진행되기도 전에 이미 유죄는 확정된 것이었다. 판사들은 회의를 통해 사법 권력에 도전으로 간주해 엄중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히고, 진실을 밝혀야 하는 법정은 마치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른 듯 흘러간다. 거기서 형평성과 공정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법대로를 외치지만 영화 속에서 법은 법관들에게 철저히 기만당한다. 판사 마음대로만 있을 뿐이다.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나 정황은 일방적으로 무시되고, 어정쩡한 설명으로 일관하는 검사의 주장만 증거로 채택된다. 그렇지만 너무나 허점이 많아 검찰 스스로가 허둥거리고 이를 밝혀야만 하는 판사는 팔짱만 낀 채 일방적인 한 쪽 주장을 받아들일 뿐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은 없어 보인다.
너무나 편파적인 재판에 법조문에 나와있는 내용을 토대로 엉터리 재판을 비판하면서 판사를 몰아치는 피의자의 항의는 이 영화가 안겨주는 아주 쏠쏠한 재미다. 논리적인 항의에 할 말 없는 판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재판에서 물러나는 것, 그 과정이 통쾌함을 주지만 그렇다고 공고하게 구축된 사법 권력의 오만함이 꺾이지는 않는다. 괘씸죄가 추가되는 것이고 벽은 더 높아만 간다.
영화는 법전에 나와 있는 법이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 준다.
판사의 말과 생각이 곧 법이요 진리일 뿐이다. 거기에 도전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용납하지 않는다.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으면서, 도리어 진실을 회피하려는 태도에 분노가 솟구치게 된다."
지난 2007년 1월 발생한 석궁사건을 바탕으로 한 법정영화 ‘부러진 화살’도 개봉을 앞두고 있어 법조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자신에게 패소판결을 한
박홍우 부장판사에게(현 의정부 지법 법원장) 석궁을 쏜 혐의로 4년 복역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이야기다.
이 영화 역시 박홍우가 실제로 화살을 맞았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사건을 재구성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처럼 법정을 소재로 한 영화가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정의롭지 못한 권력에 대한 불신, 특히 사법불신의 골이 깊다는 반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도가니’의 경우 범죄의 대상이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분노의 크기가 증폭됐다는 평가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자신이 사회적 약자가 됐을 때 공공기관이 자기를 지켜줄 수 없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다름 아닌 사법불신의 한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판사들의 실명이 공개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노하는 사람들이 책임을 묻고 대안을 요구하고 싶은데, 마땅히 그런 곳을 찾지 못해 감정적으로 대처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법조계가) 사람들이 분노하는 데 대한 기저(基底)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영길 기자jyg97@lawtimes.co.kr, 2011-10-05
도가니에 이어 '석궁 교수'도 영화화...법원 곤혹
영화는 사실의 10분의 일도...
2011년 10월 01일 (토) 21:15 SBS
도가니 이어 '석궁교수'도 영화화…법원 곤혹 - Daum 미디어다음
< 8뉴스 >
< 앵커 >
영화 '도가니'가 화제가 된 뒤에 사법부가 장애인보호에 소홀했다는 비난이 쏟아졌죠? 이번에는 재판결과에 불만을 품고 판사에게 석궁시위를 했던 교수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져 곧 개봉됩니다. 법원이 또 곤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손승욱 기자입니다.
< 기자 >
영화 '도가니'는 사법부가 장애인 인권보호에 소홀했다는 비난 여론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사법부의 수장까지 나서 판결 당시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해명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양승태/대법원장,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 : 그 영화 자체는 어떤 사건을 모델로 한 것은 틀림없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형량이라든지하는 것은 원래 사건과
다르다는 겁니다.]
이번엔 판결에 불만을 품고 담당 재판장에게 석궁을 쐈던(?) 김명호 교수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져 오는 6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영화 제목은 '부러진 화살', 김 교수역은 배우 안성기 씨가 맡았습니다.
법원은 부담스런 눈치가 역력합니다.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매체인 영화를 통해 판결이 끝난 사건이 재론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 : 이야기 구조에는 실제의 팩트가 아닌, 작가적 상상력도 개입돼 있다는 점에서 사건과 동일판으로 보는 것은 우리가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재판과 관련된 사건이 계속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사실 자체가 사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영화 도가니에 이어 ‘석궁 테러 사건’으로 논란이 됐던 대학교수의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돼 곧 개봉된다. 문제가 됐던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또 한 번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된다.
▲ 영화 '부러진화살'에서 김명호 전 교수 역할을 배우 안성기가 맡았다.
지난 2007년 위법한 판결에 대하여 담당 박홍우 재판장에게 석궁시위를 했던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 이야기가 6일 개막하는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영화 제목은 ‘부러진 화살’이다. ‘남부군’, ‘하얀전쟁’등의 정지영 감독이 13년만에 연출을 맡았다. 교수 역은 안성기가 맡았으며, 나영희·박원상·김지호 등이 출연한다. 제작사 측은 “영화는 정직하고자 애쓰는 개인의 소신이, 사회의 조직 논리에 의해 얼마나 쉽사리 파괴될 수 있는지를 다큐로 묘사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교수는 지난 1995년 재임용에서 탈락한 후 수년간 법정싸움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소송의 부당성을 알리겠다며 이를 지휘한 담당판사에게 석궁을 들고갔다. 석궁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은 실제 김 교수가 석궁을 쐈는지 여부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일었지만, 결국 김 교수는 2008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복역 후 지난
1월 출소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6일 최근 실제 재판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들며 "사법부의 권위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영화 ‘도가니’에 이어 재판테러범
박홍우에게 한 석궁시위를 소재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며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야기할 수 있는 영화가 계속 상영이 되면서 사법부의 권위에 큰 훼손이 되지 않을까 역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그러나 사법부에 대한 불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사법부가 제자리를 찾아달라는 간절한 여망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도 인정했다.(* 여망? 니들같은 인간 말종에게 무슨 기대를 할 것이 남아 있겠냐? 그냥 나가!!!)
그러면서 "이러한 것을 계기로 특히 새로운 대법원장을 맞이해서 새로운 사법부로 성숙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국회에서 사법개혁특위가 가동이 될 예정인데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모든 여망을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급적이면 사법부 스스로 경험과 통찰력을 가꾸어 마련한 안이 국민들의 호응을 받아서 국회에서 결실을 맺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