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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김민수 교수는 복직되어야
합니다. - 금기를 허무는 지성의 힘을 기대하며-
아마도 이 글이 나갈 때쯤이면 진보정당 첫
국정감사가 거의 끝나고 서울대와 교육부 감사만 남아 있을 것입니다. 참여국감이라는 기조
아래 “거대한 소수”의 힘을 얼마나 잘 발휘하고, 기존 국감과는 얼마나 다른 국감을
만들었는지 조금씩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얼마 후면 서울대
국정감사가 있습니다. 여러 국정감사 의제가 있지만 내가 특히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김민수 교수 재임용탈락”문제입니다. 물론 혹자는 국회의원이 한 대학의 교수 재임용
탈락문제까지 다루어야 하냐고 핀잔을 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김민수 교수문제는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제를 파악하는 핵심 기준을 이야기 할 때
바로미터(barometer)라는 말을 씁니다. 내가 국정감사에서 김민수 교수를 다루는
이유는 김민수 교수 문제는 우리의 대학사회를 판단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밝혀졌듯이 김민수 교수는 98년 선배 교수의 친일행적에 대한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재임용에서 탈락되었습니다. 심사평가자료에 대한 동료교수들의 분석에서도
나왔듯이 김민수 교수의 재임용 심사는 공정성을 잃은 평가였습니다. 논문에도 없는 내용을
평가의 근거로 제시하는 등,
의도된 악의적 평가였다
것은 재판과정에서 이미 만천하에
드러난 사항입니다. 서울대 교수들의 눈에는 최악의 논문으로 평가받았던 논문이 서울대
밖에서는 우수한 논문으로 평가받는 이상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2000년 1월에는
“교수재임용거부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는 자신의 치부를 감추고, 다시 고등법원에 상고하여 “재임용 제도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결을 얻어냈습니다. 문제는 다시 대법원까지 올라가서 2004년
4월에는
“재임용 문제의 위법성을 다룰 수 있다”
는 판결을 얻어냈습니다. 이미
대법원에서도 이 문제가 법적인 문제이고, 행정법원에서는 그 위법성을 지적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서울대는 다시 고등법원에서 법정공방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2002년에 새로 취임한 정운찬 총장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공식적 입장까지 표명하였습니다. 그러나 개혁적 인사로 평가 받았던 그에 대한 기대는
지난 2년 동안의 행적에 의해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현재까지 문제의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김민수 교수는 6년째 무학점 강의를 하며, 1년이 넘게 대학본부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문제의 핵심은 학문사회의
“식민권력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배교수의 행적과 학문적 성과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가 금기시되는 우리 학문사회의 근본적 문제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김민수 교수는
학문영역도 권력에 의해서 식민화되는 현재의 한국 학문사회에 대해서 문제제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문사회의 식민권력화는 비단 이 문제까지만 아니라, 선배교수와 후배교수,
지도교수와 대학원생, 국가권력과 지성인의 관계에서도 만연되어 있습니다. 동종교배만을
강조하고, 넘어설 수 없는 ‘금기의 벽’을 만드는 공고한 권력에 대해서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김민수 교수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의 고분분투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울러 권력의
편에서 공생하는, “이미 권력화된” 학문사회에도 자성을
촉구합니다.
서울대는 입버릇처럼 세계 수준의 대학을 말합니다. 세계수준의
대학을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김민수 교수
문제를 보고 있자면 과연 서울대에 그만한 자기노력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울대가 스스로 최고 대학을 말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치부를 과감하게 도려낼 수 있는
과감한 자기반성이 필요할 것 입니다. 올 겨울이 오기 전에 서울대에서 흥겨운 소식이
들리길 바랍니다.
2004. 10.
12 국회의원
최순영
<서울대의 조직적 개입 의혹 사건진상 조사 진행중>
미대 학장 권영걸교수의 필적감정... 감사원에 고발된 서울대
김민수교수 재임용탈락시 불법행위에 관한 국회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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